AI 도입 확산에 흔들리는 법률업계 청구 관행

산업 · 2026-10-10 · CNBC

AI 활용이 법률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오랜 관행인 '시간당 청구(billable hour)' 방식이 재검토되고 있다. 영국·아일랜드 법률 전문가의 약 90%가 이미 AI를 업무에 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이 법률업계의 오래된 관행인 '시간당 청구(billable hour)'를 흔들고 있다. 법률 소프트웨어업체 클리오가 발표한 '2026 영국·아일랜드 법률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과 아일랜드 법률 전문가의 약 90%가 이미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AI를 도입한 로펌 가운데 약 80%는 인력을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답했고, 70% 이상은 지원 인력이 맡던 행정 업무를 AI가 흡수해 비용이 줄었다고 밝혔다. 영국 대형 로펌인 A&O셔먼은 법률 AI 기업 하비와 손잡고 대출 계약 검토와 규제 서류 분석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슬로터앤메이도 올해 전 부문에 하비를 도입했다. 딜로이트 조사에서는 향후 2~3년 안에 시간당 청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2%에서 44%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타격이 큰 쪽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다. 다만 복잡한 사안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고, AI가 만들어낸 허위 판례를 걸러내는 능력도 요구된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서 신입 변호사가 실무를 익히던 경로가 사라지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하비의 호르헤 베스타드는 "초안에 더 빨리 도달한다고 해서 역량에 더 빨리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특정 분야의 지식보다 여러 영역을 연결해 고객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본다. AI가 확보해 준 시간을 로펌이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변호사들의 근무 환경을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