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국산 전기차 관세 놓고 고심

글로벌 · 2026-10-09 · CNBC

영국이 EU의 대중국 전기차 관세에 맞춰 자국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문을 닫은 것과 달리 영국은 표준 관세 10%만 적용해 왔지만, EU의 '메이드 인 유럽' 입법이 변수로 떠올랐다.

영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표준 수입 관세 10%만 적용해 왔다. 중국 특정 관세를 추가로 매기지 않은 주요 해외 시장 중 하나다. 반면 미국은 100% 관세로 중국산 전기차를 사실상 차단했고, 영국의 최대 교역 상대인 EU는 기본 10%에 더해 최대 35.3%의 업체별 관세를 부과한다.

영국이 고민에 빠진 배경에는 EU의 이른바 '메이드 인 유럽' 입법이 있다. EU 산업가속기법의 일부인 이 법안은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산 제품을 우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 기업이 EU에 물건을 팔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영국 산업부 장관이 EU 관세에 맞춰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산업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영 중국 대사관은 관세 인상 가능성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며, 중국 제품에 대한 차별적 관세 인상과 제한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장악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얀토 다이내믹스 분석에 따르면 올해 1~8월 영국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51만9424대로 전체 시장 점유율 28.1%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12.9%에서 크게 뛴 수치다. 증가분은 하이브리드가 더 컸다. 지난달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테슬라나 포드가 아니라 중국 지리 계열의 중형 SUV '자이쿠 7'이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전기차만 겨냥한 관세로는 중국 브랜드의 확장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얀토 다이내믹스 관계자는 관세가 전기차 부문 성장만 늦출 뿐 하이브리드 성장이나 중국 밖에서 만든 차량, 원가·공급망의 구조적 우위는 건드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ING 경제학자는 영국과 EU의 정책 격차가 커지면서 영국이 대등한 경쟁 조건을 유지하려면 관세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