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인프라 겨냥 수중 무기 경쟁 본격화

산업 · 2026-09-19 · CNBC

각국 정부와 방산기업들이 해저 케이블과 에너지 파이프라인을 겨냥한 수중 기술 개발에 자금을 쏟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 우려와 인공지능(AI)·드론·자율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수중 감시 시장이 새 성장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해저 인프라를 둘러싼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장의 미래가 하늘이 아니라 바다 밑바닥에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해저 케이블과 에너지 파이프라인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공격, 에너지 사보타주, 허위정보, 경제적 압박 등을 포괄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경계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통신망 연구업체 텔레지오그래피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해저 통신 케이블은 150만km를 넘는다. 2022년 9월에는 발트해 해저에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폭발했고, 조사 결과 고의 사보타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해저 인프라 취약점을 정부들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렸다. 채텀하우스의 카탸 베고 선임연구원은 "우리 경제 전체가 이 위에 세워져 있다"며 "오랫동안 방치돼 온 만큼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방산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탈리아 조선업체 핀칸티에리는 지난 7월 약 6억 유로(6억8,900만 달러)를 들여 4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수중·수상 무인정찰정, 해양 탐사, 해저 통신 역량 확대에 나섰다. 프랑스 탈레스를 비롯한 주요 방산기업들도 소나(음파탐지), 대잠전, 기뢰 탐지, 자율 수중 시스템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 방산테크 기업 유로아틀라스는 지속적인 인간 통제 없이 지정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수중차량 '그레이샤크'를 개발했다. 무인정찰정이 전략 해역을 상시 순찰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모여드는 구상도 제시된다. 다만 호위함과 잠수함, 해상초계기는 비용이 높고 수가 적어 광활한 해역을 상시 감시하기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자율수중차량을 탐지·추적·식별하는 대(對)자율수중차량 임무도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